혼킨츠기 클래스
$337.59

2023.06.23 - 30


KIM ILDA & ISC

김일다 작가는 작품을 종종 긴 시간 동안 단순한 과정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직접 제작한다. 때로는 이렇게 긴 시간과 많은 노력을 들인 작품을 태워 버리기도 하는데, 이로서 축적된 시간을 ‘찰나’로 전환시키고, 동시에 소유할 수 없는 결과물로 전환한다. 작가의 이런 작품들은 주로 설치와 사진을 매체로 표출된다.
개인 작업과 별도로 2009년부터 OYAMA RYU 와 함께 ISC라는 공동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ISC는 <Idea Section Card>의 약자로써 물리적인 작품 못지 않게 생각 그 자체가 작품이라 여기며 담화를 작업의 생산 과정으로 보고 있다. 담화의 범주는 오늘날 쓸모 없고, 가치 없고, 비생산적이라고 판단하는 기준에 의구심을 품고 다른 각도의 시각으로 끊임없이 이야기하며 필터 없이 고정되어 버리는 시각을 경계한다.


GDFD의 첫걸음

2016년 ISC의 <의식주衣食住>라는 전시회에서 쌀을 작업 소재로 사용하는 시점부터 오늘날 생산되고 있는 식품을 다각적인 시각으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농축산품을 성장시키는 생산 과정, 보존하고 저장하는 과정, 공급하고 유통하는 과정, 가공을 거치는 과정, 상품으로 전환하는 과정, 잉여 식료품을 다루는 과정. 그리고 식탁에 놓여 지는 일련의 모든 과정을 포괄적으로 관찰하며 오늘날,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을, 우리가 믿고 있는 것을, 우리는 과연 먹고 있는가”라는 명제 하에서 구체적인 작품으로 도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으레 당연하게 믿어왔던 것(음식)을 우리는 과연 믿음 만큼 받아들이고 있는지 고찰하기 시작한 작업이 <GDFD> 이다.


GDFDV0.1의 접근

식물과 짐승을 다루지 못했던 인류는 절박한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처먹었다. 농업과 가축의 혁명으로 식량이 일정하게 공급되면서 처먹던 인간은 비로서 ‘먹는다’라는 문화를 갖추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이 시대는 식료품의 생산이 더 이상 생존과 직결되지 않으며 폭발적인 잉여를 통해 유락의 향유로 소비되는 문화를 발생시켰다.
음식. 식량, 생존, 생산, 성장, 키움, 자본, 재화, 비료, 농사, 축산, 저장, 잉여, 자연, 건강, 가공, 당(糖), 병(病), 성인병, 살균, 멸균, 먹다…등등 음식이라는 주제로 쏟아져 나올 수 있는 무수한 주제들이 있는데 그 중 GDFD의 첫 번째 작품은, 소비되고 유희적 음식으로 변모된 <먹는 것과 먹는다>를 파인 다이닝 (Fine Dining) 형식을 입혀 표현했다. 


GDFDV0.1의 과정

대부분의 파인 다이닝이 그러하듯 식자재는 최상의 것으로 가장 미학적인 형태로 내보인다. GDFDV0.1 또한 지난 3년간, 전국 각지에서 개념과 의미에 부합되는 소재들을 직접 방문하며 채취 및 수집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소재는 다양한 지역에서 수집한 흙, 돌, 나무, 석탄, 고령토, 물, 꽃, 바닷물, 조개껍질 등 주로 먹을 수 없는 소재들이며 이 소재들을 가공하여 음식과 같은 방식으로 표현한다.
전시는 일반적인 파인 다이닝의 과정과 동일한 경험을 하게 된다. 식당에서 예약을 하고 오듯, 2명이 한 조가 되어 1시간 동안 5-6개의 메뉴를 코스형식으로 제공받게 된다. 각각의 메뉴는 현장에서 직접 가공 (조리) 되어 다양한 그릇과 함께 제공된다. 오늘날의 음식문화 중, 미학적인 요소만 극대화하였다. 얼핏 잘 차려진 음식 같지만 먹지 못하는 소재들로 만들어졌다. 역설적이게도 먹지 못함으로써 오늘날 당연하게 먹을 수 있는 그 모든 것이 과연 우리가 믿고 있는 당연한 과정에 의한 결과물인지, 생각할 수 있는 <GDFDV0.1: GOMYEONG>이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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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A.A.T.
B1, 21-14, Hannam-daero 20gil, Yongsan-gu, Seoul